동양의 붓으로 세계와 소통하다: 성곡(惺谷) 임현기의 예술 여정과 동양서예협회

성곡 임현기 선생의 예술 여정과 한국 서단에 남긴 족적을 조명합니다. 무안 출신으로 35세에 서예의 길에 뛰어든 그의 헌신적인 정진, 동양서예협회 설립과 한중일 서예 교류의 체계화, 송강 정철 작품의 세계 순회 전시까지 한국 서예의 국제화에 기여한 삶을 담았습니다.

동양의 붓으로 세계와 소통하다: 성곡(惺谷) 임현기의 예술 여정과 동양서예협회

전통 속에서 피어난 현대 서예의 거장

1941년 3월 21일, 전라남도 무안군 청계면 상마리에서 태어난 성곡(惺谷) 임현기 선생은 한국 현대 서예의 발전과 국제화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입니다. 서당 훈장이었던 아버지와 외할아버지 오창 선생의 영향으로 5~6세부터 한학과 서예의 기초를 접한 임현기 선생은 이미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필력을 보였습니다.

청계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구의 친척 도움으로 학업을 이어가며 영남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2년에는 고려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을 수료했습니다. 안정적인 직장 생활 속에서도 삶의 본질적 의미를 고민하던 그는 35세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과감한 결정을 내립니다.

"자유가 없고 내 인생이 없는 것이지 않은가! 이렇게 살다가 죽으면 너무 허망할 듯 싶어서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이 내면의 물음 끝에 1975년, 서예 대가였던 원곡(圓谷) 김기승 선생을 찾아가 서예의 길에 정식으로 입문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서예에 전념하자 가족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고, 때로는 여관방에서 홀로 글씨를 쓰며 정진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예술적 집념은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전환점: 국내외 서예계에서의 입지 확립

10년간의 철저한 수행 끝에 45세가 되던 해에 국립현대미술관의 초대작가가 되면서 서예가로서의 길에 본격적으로 들어섰습니다. 1981년 제30회 국전에서 입선, 1983년 제2회 서울시미술대전 입선과 동양예술제에서 입상, 같은 해 한국서예대전에서 특선 및 한국미술문화대전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는 등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의 개인전 이력 또한 눈부십니다. 1991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1996년 세계문화회관 초대전, 2001년 환갑기념전, 2010년 고희기념 한일서예 2인전, 2020년 팔순기념전까지 꾸준히 자신의 예술세계를 선보였습니다.

동양서예협회의 창립과 한중일 서예 교류의 체계화

임현기 선생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는 한중일 서예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이를 제도화한 것입니다. 1997년 9월 '韓·中·日 書藝文化交流聯合會展'을 서울, 북경, 서안 역사박물관에서 개최하며 동아시아 서예의 국제적 교류의 초석을 다졌습니다.

2001년 4월, 그의 회갑을 기념하는 뜻깊은 해에 '第1回 大韓民國 東洋書藝大展', '第1回 韓·中·日 東洋書藝招待作家展' 및 '惺谷 林炫圻 回甲紀念展'을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개최했습니다. 이 전시는 이후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동양서예대전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특히 2012년 10월 29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社團法人 東洋書藝協會'의 법인 설립 허가를 받아 초대 이사장에 취임함으로써 동양서예협회의 활동에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법인화 이후 동양서예협회는 더욱 체계적인 활동을 펼쳐왔으며, 한국작가 65명, 일본작가 31명, 중국작가 45명 등 동양 서예계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예 문화를 공유하는 장을 마련했습니다.

국제 무대에서의 한국 서예 위상 제고

임현기 선생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적극적으로 해외 교류 활동을 펼쳤습니다. 1985년 도쿄 현대한국정선서예가초대전을 시작으로, 1993년 북경역사박물관에서 한중서법교류전, 1997년 북경·서안 역사박물관에서 한중일법서교류전, 1998년 도쿄문화센터에서 교류전을 개최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1999년부터 2000년까지 일본 교류 현대작품초대전(오사카시립미술관)을 개최하고, 2010년에는 한일서예 2인전(임현기·오치슌요)을 오사카에서 선보이는 등 지속적인 국제 활동을 통해 한국 서예의 세계화에 기여했습니다.

문화유산으로서의 서예 작품들

임현기 선생의 서예는 많은 공공장소와 기념비에 새겨져 한국 문화유산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 관동별곡 24곡병(국립극장)
  • 단원 김홍도 그림비(국립현대미술관)
  • 3.1운동 독립문 제작처 기념비(조계사 뒤)
  • 일본 도자기 시조 이삼평 공 기념비(유성)
  • 심훈 문학기념비(안산 성포공원)
  • 송강 정철의 <사미인곡>, <속미인곡> 서예작품(세종문화회관 상설전시)
  •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 교명 및 연대기록(1988)
  • 관왕묘 청룡헌 400주년 기념 춘계향제기(1993)
  • 국립극장 소장 90×280cm×24폭 병풍(2000)

뿐만 아니라 고향 무안에도 '무안합심(務安合心)', 승달문화예술회관 앞의 석비, 무안 군립 국악원의 강용환·강태홍·강남중 예적비 등 그의 글씨가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한국 문학과 서예의 만남: 송강 정철과의 인연

임현기 선생은 송강 정철의 문학작품을 서예로 표현하여 한국 문학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섰습니다. 충청북도 진천에 송강의 사당을 세울 때 서예 작품을 쓴 것을 계기로, 송강문화재단과 인연을 맺게 됩니다.

이후 국립극장에서 공연된 <관동별곡>의 무대 서예, 송강 정철이 태어난 서울 종로구 청운초등학교 자리의 기념비 글씨 등을 맡았으며, 송강의 작품을 서예로 표현한 작품들을 가지고 전 세계를 순회하는 전시회를 개최했습니다. 현재도 매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개최되는 송강 정철 기념행사에서 선생이 쓴 작품들이 상설 전시되고 있으며, 선생은 송강문화재단의 예술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예교육과 이론 연구의 발전

임현기 선생은 2005년부터 약 10년간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서예문화 최고위과정 초빙교수로 활동하며 후진 양성에 힘썼습니다. 또한 학문적 연구를 통해 『서법이론』, 『장경덕 인생과 서예술』, 『한국 중국 일본 공통한자 808』 등의 저서를 출간하여 서예 이론의 체계화에도 기여했습니다.

선생은 서예가 단순한 기술이 아닌 '德高思想'의 정신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덕이 산처럼 높으면 나이를 늘리고, 마음이 바다처럼 너그러우면 능히 생명을 늘린다(德高似山可延年 心寬如海能增壽)"는 말처럼 서예를 통한 인격 수양과 정신적 성장을 중시했습니다.

현재와 미래를 향한 발걸음

현재 팔십을 앞둔 임현기 선생은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단법인 동양서예협회 원로고문위원 및 사단법인 동양서예협회 이사장으로서 매년 한중일 동양서예대전을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에도 제22회 대한민국 동양서예대전과 동양서예초대작가전이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선생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일차적으로는 먹고 사는 일이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밥을 먹으면서 살만하면 문화욕구가 일어난다"며, 특히 먹의 향기(墨香)가 건강에 좋아 서예를 하면 사람의 잔병이 없어진다고 말합니다. 서예 인구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그의 전망은 디지털 시대에도 전통 예술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여줍니다.

맺음말: 한국 서예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성곡 임현기 선생의 예술 여정은 단순한 개인의 성취를 넘어 한국 서예의 현대적 계승과 국제화의 살아있는 역사입니다. 35세에 늦게 시작한 서예의 길이 어떻게 한국을 넘어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 속에서 빛을 발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소중한 사례입니다.

그가 강조하는 '붓을 통한 인격 수양'과 '예술을 통한 문화 교류'의 가치는 오늘날 점점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울림을 줍니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붓끝에 담긴 전통 예술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일깨우는 성곡 임현기 선생의 행보가, 앞으로도 한국 서예계와 문화예술계에 귀중한 족적을 남기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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