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서예인 여러분, 그리고 수상의 영예를 안으신 모든 작가님들께,
제22회 대한민국 동양서예대전의 운영위원장이자 총괄 디렉터로서, 먼저 이번 대전에서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특선, 입선의 영예를 차지하신 모든 작가님들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의 작품 하나하나가한국 서예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지난 일 년간 이번 대전을 준비하면서 저는 무수히 많은 밤을 지새웠습니다. 작품 접수부터 전시 공간 구성, 심사위원 위촉, 그리고 개막식 준비까지, 모든 과정이 하나의 거대한 작품을 완성해 가는 과정이었습니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부딪치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서예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뭉친 우리 협회 임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의 성공적인 대전이 가능했습니다.
특히 이번 대전에서 눈에 띄는 것은 참가 작가들의 연령층이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하다는 점입니다.
80대 원로작가부터 20대 신진 작가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참여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우리 서예가 결코 과거에 머물러 있는 예술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향해 역동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살아있는 예술임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더욱 기쁜 것은 작년부터 새롭게 도입한 현장휘호 심사대회가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입니다. 작가들이 현장에서 직접 붓을 들고 혼신의 힘을 다해 작품을 완성하는 모습은 참으로 감동적이었습니다. 이는 서예의 즉흥성과 진정성을 보여주는 새로운 형태의 경연이었으며, 관람객들에게도 서예 창작 과정의 생생함을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번 대전의 출품작들을 살펴보면서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전통 해서체의 단정함을 현대적으로 해석한작품, 초서의 자유분방함에 개성을 담아낸 작품, 그리고 전서와 예서의 고전미를 새롭게 조명한 작품들이 어우러져 마치 하나의 거대한 서예 교향곡을 연주하는 듯했습니다.
특히 이번 공모전에는 생각보다 많은 현대서예 및 캘리그라피 작가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이는 우리 협회의모토인 "正法의 계승 발전과 創新의 조화로운 구현"에 부합하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한글 문자 예술의 아름다움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과 전통 서예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서예 문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들을 통해 우리 서예계의 무한한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심사 과정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각기 다른 전문 분야를 가진 심사위원님들께서 열띤 토론을 통해 작품하나하나를 세심하게 검토하는 모습을 보며, 진정한 예술 평가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를 위해 애써주신 모든 심사위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현대서예와 캘리그라피 부문의 활발한 참여와는 대조적으로, 문인화, 수묵화, 동양화, 민화 및 서각, 전각 부문의 작품 접수가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이는 우리가 진정으로 동양 예술의 전 영역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단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과제를 제시해 주었습니다.
내년에는 더욱 다양한 장르의 작가님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단체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더 많은 젊은 작가들이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못한 것, 그리고 국제적인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지 못한 것들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과제로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은 오히려 다음 대전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동력이 될 것입니다.
이사장으로서 제가 가장 기뻐하는 것은 이번 대전을 통해 우리 협회가 한 단계 더 성숙해졌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공모전을 개최하는 것을 넘어서, 서예 문화의 저변 확대와 예술적 가치 창조라는 더 큰 사명을 향해 나아가고있음을 확신합니다.
앞으로 우리 협회는 더욱 혁신적이고 포용적인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전시 방식을 도입하고, 해외 서예단체와의 교류를 확대하며, 무엇보다 차세대 서예가들이 마음껏 창작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특히 현장휘호 심사대회의 규모를 더욱 확대하여 서예의 역동성을 널리 알리고, 우수한 작가님들을 초청하는초대작가전을 새롭게 기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희망하시는 초대작가님들께는 예술의전당과 같은 최고 수준의 전시공간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특별 프로젝트도 준비 중입니다. 이를 통해 뛰어난 서예 작품들이 더 많은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습니다.
더불어 국제 교류의 새로운 장도 열릴 예정입니다. 오는 2025년 10월 중순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될 제1회 연교국제예술전에 우리 협회가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 뜻깊은 국제 교류의 장에 많은 작가님들께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를 당부드리며, 한국 서예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대전에 참여해주신 모든 작가님들, 관람해주신 시민 여러분, 그리고 묵묵히 뒷바라지해주신가족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이 있기에 우리의 꿈이 현실이 될 수 있었습니다.
서예는 혼자 하는 예술이 아닙니다. 함께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예술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서예 문화의 꽃을 피워나갑시다.
2025년 5월
사단법인 동양서예협회 이사장
제22회 대한민국 동양서예대전 운영위원장 · 총괄디렉터
임 재 홍 拜
먼저 스물두번째 대한민국 동양서예대전에서 입선, 특선, 우수상, 최우수상, 대상을 수상하신 작가님들께 진심으로 경하의 말씀 드립니다.
출품작품 가운데 특이한 점은 전통적인 작품도 많았지만, 특히 현대적 심미의식을 구현한 작품이 많았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 여깁니다.
모든 예술작품은 當代의 심미의식이 하나의 생명으로 태어난 새 생명체이며 때로는 우리 감정의 母體이기도 합니다. 분명 한 것은 예술의 문제는 바로 우리들의 삶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즉 본대로 느낀대로....
만약 전통에 매여서 옛 글씨를 그대로 쓰기위해 고심한다면 이는 정신성이 결여된 오로지 형식의 유사성만을 따르는 것이될 것입니다. 그러나 전통이 없이 현대란 있을 수 없으며, 우연히 얻게 되는 것 또한 내면의 良知와 良能에서 표현된 것일 것입니다.
수준 높은 創新을 위해서는 반드시 올바른 도구의 이해로부터 시작해서 正法의 바른 습득에 이르기까지 완전한 용해로부터 오는 創新이라야 멀리 그리고 높이 비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타성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내면 깊숙이 잠자고 있던 이성과 의지를 찾아가는 여정은 참으로 영롱하게 빛나는 일입니다. 그것들이 나의 삶에 풍요를 더해주는 것과 같습니다.
창조는 결과가 아니라 진행의 흔적이며 접근하려는 의지의 표상이며 살아있다는 가장 솔직한 표현입니다. 그 현재야말로선택과 행위의 광장이며, 선택의 불꽃이 活活한 현재 속에서 인습이나 습관으로부터도 자유로이 창조의 들판에 뛰어드는 멋진 일입니다.
공자는 "志於道 據於德 依於仁 游於藝"라 하여 진정 자신의 내면에 있는 순수한 인간 본연의 바른길에 뜻을 두고, 그 길을걷는 매 순간순간의 선택을 덕에 근거해서 행하며, 그 덕은 지극히 선한 인으로부터 발현하도록 하여 그곳에서 나오는 예藝에서 놀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분명 참된 예술은 외적 아름다움만에 있는 것이 아니라 眞善 眞美라야 진정한예임을 분명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추사는 "법이 없어서도 안 되고, 또한 법이 있어서도 안 된다" 라 하였습니다. 이는 곧 법을 완전하게 소화해서 법으로부터자유로워져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모든 법이 나에게로 왔다가 다 떨어져 나가고 나면 그 자리에는 참 예술작품이 남아 있게될 것입니다.
이른 봄날의 새싹과 같은 작품은 찬 서리와 휘몰아치는 겨울바람을 맨몸으로 이겨낸 후라야 이룩될 수 있습니다. 좋은 작품은 나를 정화시켜주고 용기를 주고 나를 해방시켜 줄 뿐 아니라 時空을 초월하여 무한한 영원성을 지닙니다.
공정한 심사를 위해 수고해주신 이사장님과 여러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리며, 작가님들 한분한분 예술가로서의 여정이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2025년 5월
심사위원장
배 옥 영